#8_발판

2024. 1. 14. 22:03글로

 
발판 
: 다른 곳으로 진출하기 위하여 이용하는 수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회사를 만들었으니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주변에 조언을 구하며 다시 한번 준비했다. 창업가의 역량이 초기 창업기업의 핵심이니 잘할 수 있는 것을 기반으로 시작해 보라는 조언이 와닿았다. 내가 잘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됐다. 비행기는 내가 공부한 전공이기에 잘하는 것이었고 교육은 내가 관심 있는 분야였다. 그렇게 비행기와 교육을 결합한 아이템인 항공완구 개발이 두 번째 사업 아이템이 된다.  혹시 이전 글을 읽었다면 학과 공부에 흥미가 없는데 잘한다고 말하는 것이 모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학과공부에 관심이 없었지 학점이 낮은건 아니다.
 
  교육용 항공완구가 팔리고 있지만, 무엇이 부족할까 또는 어떤 제품으로 접근하면 소비자에게 판매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시장에 막 등장하기 시작한 드론이 눈에 들어왔고 교육용 드론 개발을 결정했다. 그렇게 개발을 시작했고 금방 끝날거 같던 개발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시제품이 나왔지만, 비행 성능이 시장에 출시하기엔 부족한 수준이었다. 2년여 만에 개발을 완료했으나 시장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개발 초기 시장가격으로 측정한 나의 판매 가격은 완료 시점엔 유사 제품 가격의 1.5배 이상이었다. 비용을 투자해 제품을 만들고 홍보 활동으로 판로를 개척하면 되겠지만, 나에겐 자본이 없었기에 투자비용을 회수할 용기도 시장에서 경쟁을 이길 자신도 없었다. 그렇게 두 번째 아이템도 멈췄다.
 
  실패만 있던 건 아니다. 실패의 과정은 나에게 큰 발판이 되었다. 제품 출시 이후 판매 및 홍보 채널을 위해 항공,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교육 활동을 진행했다. 첫해 4~5곳에서 진행하던 수업은 입소문이 나면서 다음해 20곳 넘게 확대되었다. 뉴스 인터뷰를 하고 교육 정책과 맞물리며 프로그램의 운영 실적과 내용을 인정받아 교육부장관 훈격의 상을 받았다.
 
  나의 서비스와 제품은 소비자를 만나지 못했지만 내가 만든 교육 프로그램이 세상과 만나며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대학생 교육봉사 활동을 통해 느꼈던 즐거움이 진로선택의 결정적 요소가 되어 창업하였다. 창업 이후 성과가 없이 아이템의 실패가 이어지고 어려운 순간이 많았지만, 실패가 발판이 되어 교육 프로그램 기획하는 기술자로 성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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