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_나사
나는 어떤 아이였을까? 버스가 두 시간에 한 대 정도 운행하는 변두리 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마을 중심에서 15분은 걸어야 나오는 산 중턱에 우리집이 있었다. 산 중턱에 위치해 도시가스가 들오지 않는 시골집은 난방을 위해 화목 보일러를 사용했다.(현재도 도시가스는 들어오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매일 하교 후 저녁을 먹기 전까지 뒷산에 올라가 나무나 불쏘시개로 사용할 솔잎을 가지고 와야 했다. 산은 자연스럽게 삶의 터전이자 좋은 놀이터가 돼 주었다. 넓은 산에 우리만의 진지를 구축하고 보이지 않는 적을 대비하고자 나무를 이용해 나무칼을 만들었으며 오지 않을 상대를 막고자 함정을 팠다. 민물 가재를 잡기 위해 개구리 뒷다리를 미끼로 삼아 낚시를 하고 토끼를 잡기 위해 덫을 설치하며 겨울 산을 오르기도 ..
2024.01.04